이성관계를 포함해 모든 인간관계는 기본적으로 등가교환의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내가 상대에게 가치있는 것을 주면, 상대는 나에게 가치있는 것을 준다. 여기서 문제는 그 '가치있는 것'이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나는 상대를 소중히 생각해 내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무언가를 줬는데 받은 상대는 그것이 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흔히 있는 경우 예를 들자면, 여자가 뭔가에 고민하고 있을 때 다른 여자에게 얘기를 하면 공감하고 위로해준다. 얘기를 들은 여자는 자신이 상대의 입장이라면 공감과 위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을 주는 것이다. 반대로 남자에게 고민을 얘기하면 남자는 해결책을 준다.(도움이 되건 안되건) 얘기를 들은 남자도 상대에게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해결책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여자에겐 공감을, 남자에겐 해결책을'이라는 식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여자도 해결책을 원할 때가 있고, 남자도 공감을 원할 때가 있다. 그리고 실제 공감이나 해결책이나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공감만 받으면 기분은 좋아질지 모르지만 앞으로도 계속 같은 고민을 가지고 상대를 피곤하게 할 것이며, 해결책만 받으면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위로가 안될것이다.
더 좋은 관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1.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스스로 정확하게 알고, 2. 상대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며, 3. 상대가 그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나에게 주면 된다. 그러나 이 세 단계에서 모두 오류의 가능성이 있으며, 추가로 이것 자체가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오류의 가능성도 있다.(내가 옳지 않거나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원할 가능성이 있다.)
인간관계에서 많은 것들은 '의무'가 아니라 '가능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권리'가 없는 것처럼 누군가를 사랑해야 할 '의무'는 없다. 누군가에게 존경받을 '권리'가 없듯이 누군가를 존경해야할 '의무'는 없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준다면 그 가치만큼의 무언가를 돌려받게 될 것이다.